여기서는 Devonthink(이하 데본)를 활용하여 여러 노트의 작성과 관리를 이야기했습니다만, 방법론적으로는 소프트웨어에서 비교적 독립적인 형태를 가지는것을 목표로 합니다. 여기 기록한 내용들은, 실제로는 예전에 사용하던 MacJournal이나, 혹은 Emacs에서의 org-mode등에서도 비슷한 전략으로 사용하곤 했었습니다.
필자는 데본와 같은 일종의 데이터베이스 기능을 겸한 소프트웨어들은 연구의 ‘중간자’적 단계로 사용하곤 합니다. 여기에는 수많은 ‘적당히 작성하다가 만’ 아이디어들이 기록되어있습니다. 그렇기에, 시간이 지난 다음에 재참조의 빈도수는 낮은 편입니다. 또한 완전한 연구 성과물로 기록되는 폴더의 내용은 간혹 빠지곤 합니다. 실제 연구 성과물을 만들어내는것은, git으로 추적되는 폴더에서 작성되고 있고, 필요한 자료만이 데본으로 import되는 편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필자의 데본의 자료들은 상당히 파편화되어있고, 수정되지 않은 오래된 자료들이 난잡하게 늘어져 있는, 누군가에게 공개하기 힘들고, 스스로도 일정 시점이 지난다음에 재참조하기 힘든 그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그 시점에 생각하던 아이디어들이 필요할때 참조할 수 있도록 이용합니다. 덧붙여서, 스크래치에 가까운 아이디어들이 포함되어있는 내용들을 나중에 다시 훑어보다보면, 다시금 깨닫는게 있으므로, 그러한 생각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있는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필자의 연구환경에서 Devonthink의 역할
우리가 데본처럼 또 다른 소프트웨어를 활용해서 자료를 관리해야 하는 이유를 먼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자료들의 연결관계가 비선형적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구자로서의 논문을 내는 역할은, 이러한 비선형적 내용들을 잘 엮어서 최종적으로는 이해하기 쉬운 (비교적) 선형적 논리 구조와 자료들로 잘 무장시켜줘야 합니다. 그렇기에, 데본등 자료관리에 적합한 소프트웨어는 (제 기준에서는) 오히려 자료관리의 중간자적인 역할을 해 줍니다. 일반화되고, 자유도가 높은 구조는, 맥락에 대한 정보를 잃기가 쉽고, 자료 자체의 완비성을 위해 지나치게 많은 내용이 필요하기에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우리는 집단 지성을 위한 자료를 구성하는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보필하기 위한 나만의 자료관리 시스템을 이야기하고 있고, 결과적으로 소프트웨어나 시스템의 자율성에 비해 스스로를 어느정도 제약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서, 우리가 데본에 보관하고있는 자료의 속성과, 관리의 목적을 다시 상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필자의 경우, 위에서 기술한 내용들에 자료의 속성과 관리의 목적이 들어있습니다. 데본에는, 자료로 사용할 참고문헌의 일부내용과, 저의 연구 및 아이디어 노트들, 그리고 각종 메모자료들이 포함되어있고, 이를 연구 프로젝트, 학문적 분류, 혹은 또 다른 주제별 분류에 맞게 분류되어 있어야되고, 최종 결과물의 경우에는 데본의 밖에서 위치합니다.
이러한 이유에 따라, 필자의 경우 데본 외부 (즉 맥의 Folder를 기반으로 한) 자료들과 데본 내부의 자료들의 성격 차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맥의 Folder를 기반으로 한 자료는 ‘중요한’자료이거나 ‘최종’자료에 해당되고, 각 프로젝트에 해당되는 Folder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자체 완비성을 기반으로 git으로 추적됩니다. 이러한 자료들은, 폴더 혹은 파일을 그대로 복사해서 새로운 컴퓨터에서 작업하더라도 문제가 없는것을 중요한 목표로 삼습니다. 다시말해서, Alias나 Symbolic Links등의 경우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사용하지 않는 편입니다. 또한 맥락적 정보는 매우 중요해서, 일반적인 경우 폴더 자체가 최종 결과를 염두에 둔 특정 프로젝트가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2. 데본 내부의 자료들은 연구가 진행되면서 중구난방으로 쌓이는 자료들을 나름대로 분류해둔 곳이고, 완비성이 크게 중요하지 않으므로, 내부에서 자유롭게 상호참조를 하곤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호참조가 적극적으로 권장되는 공간입니다. 기본 단위에서 일이 진행되고 있을때 만들어진 자료들이 쌓여있어서, 나중에 엄밀성을 기반으로 다시 접근하다보면 잘못되었거나, 맞지 않는 자료들도 함께 쌓이곤 합니다. 거기에 대해서 따로 또 처리를 해주지는 않습니다.
연구 및 아이디어 노트의 작성
지난 글에서는, 종이와 펜을 이용한 연구기록의 작성에 대해 적어보았습니다. 그 형식은 그대로 다른 소프트웨어에서도 이용되곤 하는데, 예전에는 각종 다른 소프트웨어들을 써 오곤 했지만, 지난 몇년간은 데본에 정착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Rich Text형태로 필요한 기록을 작성하곤 하는데, 지난번 글과 비슷한 형식을 이용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다시말해서, 종이와 펜이 데본내에서 관리되는 Rich Text형태로 작성되는것을 알 수 있습니다.
종이와 펜을 이용하여 비교적 자유로운 사고와 계산이 필요한 기본단계의 연구자료들은 이 글처럼 그냥 종이와 펜을 이용하여 만들고 스캔하는 편입니다. 데본등에서 만드는 디지털 자료들은 긴 텍스트가 필요하거나, 각종 자료의 연결고리를 만들거나, 혹은 여러 문헌에서 참고자료들을 모으는데 있습니다. 주요한 실험 데이터들이 나온 문헌의 자료들을 스크린샷찍어서 넣는경우도 자주 있습니다. 간단한 수식정도는 LatexIt를 이용하여 그대로 구현하는 편입니다. 이 때 수식이나 스크린샷등으로 첨부된 자료의 표기를 (*), (**)이나 (sol), (eq), (fig A)등으로 그대로 표현하여 내부에서 다시 레퍼런스 할때 참조 할 수 있도록 보는 편입니다. 이는 종이와 펜에서 사용하던 방법을 그대로 이용합니다.
데본내에서 관리되는 자료들은 Item Link를 통해 [DT1], [DT2] 등으로 기록되고, 일반 참고문헌들은 [1], [2]처럼 기록되어서 기본적인 레퍼런스 기능들을 사용합니다. 특별히 문헌관리 소프트웨어들을 사용하지 않는게, 이 단계의 노트들은 비교적 짧아서, 외부 참고문헌이 다섯개를 넘어가는게 흔치 않기 때문입니다.
연구 프로젝트의 자료 관리
맥 기본 검색기능과의 호환
데본의 자료들은 데이터베이스내에서 일반적인 폴더/파일 구조로 이루어져 있기에, 맥 기본 검색기능이 적용됩니다. 사실 이 부분은 필자가 데본에 정착한 중요한 이유중 하나입니다. 데본의 자료들은 맥의 폴더/파일을 자체적으로 만들어서 분류해둡니다. 이는 아이템을 선택한 다음 Show in Folder항목을 선택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다음 스크린샷에서 보여지듯이, 파일 형식으로 먼저 분류되고 그 내부에서 자체적인 번호에 의해 분류되지만, 결과적으로 파일은 만들어놓은 파일명을 기반으로 기술됩니다. 다시말해서, 데본내에서 생성된 자료의 경우 맥의 검색을 활용해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시말해서 맥에서 접근가능한 filename, tag, kind등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맥에서의 검색기능에 대한 글에서 이야기했듯이, 이를 이용하여 tag:xxx, kind:pdf 등으로 검색하는것은 데본 내부의 자료들에도 유효합니다.
Mac의 Folder에 해당되는 데본의 Group
선형 자료구조는, 그 논리전개와 맥락적 정보로 인해 직관적인 분류입니다. 일반적인 폴더구조에 해당되고, 많은 경우 ‘결정적으로’ 필요한 자료를 확인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맥북에서는 Smart Folder나 Alias / Symbolic Links등을 통해서 이러한 선형 자료구조의 한계를 극복하는데 여러 도움을 주고 합니다. 데본에서는 이러한 Folder에 해당되는 요소가 Group으로 제공되고, 역시 Smart Group과 Replicate를 이용하여 맥의 기능들과 유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본 기능은 큰 차이가 없지만, 필자의 경우 위에 언급했다시피 맥에서 직접 생성하는 폴더/파일과 데본 내에서 생성하는 자료들의 목적이 다르다보니, 맥에서는 Symbolic Links등의 사용을 지양하는 편이지만, 데본에서는 적극적으로 Replicate를 사용하는 편입니다.
위의 예시에서는 몇 가지 큰 분류의 선택을 보여주고 있는데, 여기에서 Projects, Current Projects, Work Logs, Peer Review, Conferences, Topics 내부에는 중복된 Group 혹은 Item들이 존재합니다. 예로들어, Projects는 연구 프로젝트의 그룹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고, Current Projects는 그중에서 지금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만 나타냅니다. 반면에 20. Topics의 경우에는 큰 분류로서 여러가지 관심사를 나타냅니다. 예로들어, 이동현상, 유변학, 수치해석등의 일반적인 분류에서, 연구와 직접적인 관련없는 수소경제나 특정 재료에 대한 이야기등 그 분류가 매우 나이브합니다. 결과적으로 어떤 프로젝트 23A*는 Projects에도 Current Projects에도 포함될 수 있는데 23A에 들어있는 몇 가지 수학적인 기법 (예를들어 asymptotic expansion)은 그룹 Topics에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 때 데본의 Replicate를 이용하여 따로 분류합니다. 다음의 예시를 보면, 선택된 Group은 Past Projects 의 2020년 논문항목의 서브그룹으로 들어가 있고, 동시에 Discussion에, 그리고 Topics의 한 서브그룹에 포함되어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Label과 Tag
필자의 경우 데본의 Label은 프로젝트의 진척에 따른 분류를 하는 편입니다. WIP (Work in progress), To Do, Check, Outdated등의 자료에 관한 분류를 해 두면 이를 이용하여 비교적 손쉽게 분류를 해 주기 위함입니다. 중요한 것은 Label은 맥의 기본 검색 기능과 공유가 되지 않으므로, 이는 데본 내부의 분류에만 활용됩니다. 그렇기에, 오히려 필자가 데본에 쌓아두는 자료들의 속성을 분류하는데 주로 활용합니다. 도구는, 그 형태가 직관적일수록 더 사용성이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반면에 Tag (Ctrl + Return)의 경우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맥의 시스템과 공유를 합니다. 그래서 맥에서 분류하는 방법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예를들어, 필자의 경우 자주 사용하는 태그들이 프로젝트 코드, my note, my talk, 컨퍼런스 코드, 특별한 이론이나 시스템등입니다. 중요한 것은, 필자가 자주 사용하고, 향후 참고할만한 자료에만 다는 편이라서, Tag에서 완비성을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이를 그대로 데본에 가지고와서 달기에 다음과 같이 Spotlight에서 함께 검색할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기타 맥 환경설정
필자의 경우에는, 자주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의 기능들을 단추로 따로 묶어두는 편입니다. 이는 정말 손에 익은 몇 가지 소프트웨어를 제외하고는, 각종 기능들을 다 기억하기 힘들다보니 발생한 부분입니다만, 중간단계에 해당되는 기능들을 따로 버튼으로 구현해두면 집중해서 작업할때 다른 자유도에 의해 집중이 분산되는걸 방지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아래 그림은 데본을 사용할때 띄우는 맥의 기본기능을 이용한 단추로서 Accessibility -> Switch Control의 기능을 이용해서 만들어 두었습니다. 데본말고도 여러 소프트웨어에서 다음을 구축해두기때문에, 나중에 새로운 글타래를 열어서 자세한 내용을 적도록 하겠습니다.
* 23A등은 필자의개인적인 분류로서 23는 년도를 A/B/C등 분류는 결과를 목적으로 본격적으로 프로젝트가 시작될때의 분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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