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요소의 가공과 분석, 그리고 여러가지 도구의 활용에 관한 내용

아날로그식 개인용 임시 연구노트 작성

이는 연구소 등에서 요구하는 연구노트의 작성법과 다르게, 스스로 재참조를 위한 지식조각의 작성에 해당됩니다. 공적인 연구노트는 기본적으로 찢기 힘든 공책등에서 본인이 시계열에 맞춰 진행하면서 일종의 증거자료로 남겨두기 위한 부분이므로, 작성은 지침에 맞추어 진행되어야 합니다.  다시말해, 여기의 저 스스로 참조하기 위한 임시 연구노트의 작성에 대한 정리글입니다. 이 글은 조금은 추상적인 기본 작업환경에 대한 글에 대한 실질적인 예시로서 기술하였습니다.

본인의 작업 공간 자체를, 여러가지 출간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하나의 공작소라고 생각한다면 그 속에 속해 있는 여러가지 지식 조각들과 조각들 간의 고리를 생성하는 도구들과, 그 도구들을 연결하는 작업의 흐름 역시 공작소를 구성하는 주된 요소입니다.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어서도, 근본이 되는 일하는 방식은 기존에 우리가 아날로그적으로 구성한 직접 구성한 노트와, 그 노트들을 바탕으로 재정리한 새로운 노트의 구성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연구 노트의 구성에서는, (개인의 활용방법에 맞춘 범주 내에서 이루어지는) 일련의 지식조각의 생성과 재분류가 주된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즉 ‘생성’과 ‘재 분류’가 두 가지 서로 다른 기능을 한다는 측면에서 가끔은 기능을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디지털 노트들에서 마찬가지이지만, ‘재 분류’를 주된 기능으로 생각했을때는 그 형식적인 면에서 (즉 자유로움에서) 여러가지 제약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지식 조각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글들에 저의 생각을 정리해 본 바가 있습니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연구노트의 기본 단위가 더 세심해지고, 이를 엮는 방법이 더욱 체계화되고 다양화되는 특징을 지니고 있지만, 그 기본 방법은 기존의 아날로그적으로 이루어지는 공책에 무언가를 적어가는 행위랑 크게 다를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종이에 무언가를 적을때 크게 세 가지로 나뉘는 듯 합니다. 첫 번째는, 정말 간단한 요약과 키워드의 나열에 해당되는 것으로서, 연구실에서는 포스트잇이나 간단한 카드같은것에 무언가를 나열하는 정도로 나타냅니다. 두 번째는, 당장 참고하기 위한 휘발적인 노트로서, 적당한 종이에 낙서처럼 형식에 큰 구애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사용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이 글에서 주안점으로 보고 있는) 세 번째는, 비교적 중요한 노트로서 어떠한 형식이든 결국 보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자료들입니다. 

간단한 논문 리뷰 카드들. 논문을 주욱 읽어가면서, 중요한 포인트들, 가정, 물리값, 중요 참고문헌등을 정리해두고 스캔해두는 편임.

이렇게 기본 연구노트 단위가 되는것은, 저의 경우에는 종이와 펜을 이용해서 구성하는데 쉽게 찢을 수 있는 공책에 우측 상단에 오늘 날짜와 페이지 번호를 적어둡니다. 예를들어 오늘 무언가 작업을 해 두었으면 DEC 27 2022가 우측 상단에 적히고 페이지 번호는 ①과 같이 기입합니다.  그리고 내용은 한 면을 기본으로 순차적으로 들어가는데, 보통의 경우 이러한 작업이 몇일에 걸쳐 이루어지곤 하므로 작업이 끝난 다음에 끝난 날짜 역시 적어 두는 편입니다. 만약 그 기간동안, 다른 노트도 생성되었다면 왼쪽 상단에 간단한 메모를 통해 구분 가능하게 해 둡니다. 

이 노트는 기본적으로 ‘한 면’으로만 작성됩니다. 즉 양 면을 모두 활용하는게 아니라, 한 면에 작성이 끝나면, 그대로 분리해 내서 (이걸 손쉽게 하는 공책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대로 펼쳐서 읽으면서 다음 페이지를 작성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각 섹션을 크게 나누는 편은 아닙니다. 그냥 큰 주제를 작성하고 그 주제에 대해 끝나는 경우 가로줄을 길게 쳐서 다음 주제로 넘어가는것을 알리는 정도입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연구노트의 한 묶음당 10여페이지 이상은 잘 넘어가지 않으므로 체계적인 항목구성은 오히려 집중력과 상상력의 한계를 주곤 합니다. 여기는 순수한 자유를 구사하는 세계이고, 제가 하고 있는 일에 최고의 집중력을 제공하는 공간 일 뿐입니다.

그러면 다른 ‘빈 면’의 활용은 어떨까요? 기본적으로 ‘한 면’만 사용하는 방법은 긴 계산을 하다가 앞뒤를 왔다갔다하기 힘들다 보니 정착된 방법입니다. 이론연구를 하다보니, 계산이 길게 이어져서 몇페이지에 걸치는 경우가 자주 생기는데, 이 때 양 페이지로 작성되어 있으면 넘겨보지 않으면 즉각적으로 참고하기가 힘들어집니다. 자연스럽게 뒷 면은 빈 종이로 남게 되는데, 여기에 이후의 수정이나 추가메모를 남겨두곤 합니다. 다만, 저의 경우 기본 노트가 만들어지면 스캔해서 컴퓨터로 저장하기 때문에 이 때 파편화 문제가 발생합니다만, 이 단계에서는 크게 개의치 않는 편입니다.  지식 조각의 수명에 대한 글에서 이야기하듯 중복 및 파편화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는 편이 아니므로 그대로 진행하는 편입니다.

그러면 기본 연구 노트의 경우 어떻게 다른 문헌을 참고할까요? 일반적으로 손으로 쓰게 되는 연구노트는 나중에 디지털화를 염두에 두고 있으므로, 특별한 참고문헌 리스트를 두지는 않습니다. 손으로 쓰면서 참조가 필요한 경우 Author-name et al. (1950)등으로 간략하게 메모해 두는 편입니다. 만약 제가 만들어놓은 노트와 노트를 참고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도 참조를 최소화 하도록 고안합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이러한 지식조각들을 모아서 본격적으로 문헌을 만들기 시작할때 생각해볼 문제이므로, 당장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오히려 계산이나 논지의 전개 자체에 최대한 신경을 써서 다른곳에 집중력을 분산시키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한 문헌 내에서 수식등을 참조할때는 수학등을 배울때 노트하듯이 (sol*), (def*) 등을 순서대로 참조가 필요한 경우 매긴다음 뒤에서 재참조를 해 줍니다. 역시 형식은 크게 중요하지 않아서, *, **등으로 순번을 넣고 A B등 간략하게 알수있는 기호를 넣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거 없이 그냥 (*), (**)등으로 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물론, 기본 단위의 지식조각들은 디지털 도구들위에서도 만들어집니다. 이 때 ‘형식’ 혹은 ‘관리’에 구애받지 않고 온갖 도구를 사용하기 마련합니다. 그 순간 가장 쓰기 좋은 도구의 형태로요. 대표적인 예시를 든다면, 옛날 발표자료나 혹은 작업하고 있던 발표자료에 바로 덧씌울수 있는 메모들, 열려있는 문헌에서 바로 annotation기능들을 활용한 메모들, Stickies에 의해 생성된 중구난방의 노트들, Note 앱이나 혹은 Devonthink에서 생성된 노트까지. 이 단계에 해당되는 노트들에 있어서는 형식은 큰 문제가 아니고, 그러한 작업물을 진행하는게 목적일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해당 단계에서 각종 자료들에 있어서 파편화 및 관리의 용이성은 크게 중요한 부분은 아닙니다. 그러한 점에서 이 글 (링크 필요)에서 언급해 둔 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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