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글쓰는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고 기억하는데 (서재 어디엔가 있을 듯 하다), 다른사람에게는 추천하지는 않지만 스스로 좋아하는 글쓰기 소프트웨어가 하나 있다. 제목에서 알다시피 MacJournal이라고 앱인데, 우연하게 중고로 저렴하게 구입한 소프트웨어가 의외로 내 손에 잘 붙어서 여태까지 쓰게 되는 앱인듯 하다. 사용한지 5년정도 된 앱인데 그 동안 지속적으로 마이너 업데이트는 해주면서도 메이저 업데이트를 겪지는 않아서 지금이나 5년전이나 크게 다를바가 없는 앱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하게도 처음이나 지금이나 기능적인 면에서 크게 좋은것도 없고, 크게 바뀐적도 없고 그냥 오랫동안 손에 잘 붙었는 그러한 앱이었던 것 같다. 물론 그때나 지금이나 Scrivener가 유명한것은 잘 알고 있었고 한 번 써볼까 생각한 적도 많았지만 어차피 업무용 글쓰기로는 불가능한데에다가 (Emacs에서 직접 사용하는 LaTex가 훨씬 편함, 그 외에는 LatexIT 앱으로 PPTX파일을 만든다거나.. ) 기본적으로 DB와 같은 구성이어서 아래 스크린샷처럼 (홀로 혹은 블로그용으로 쓰는 글들만 모아둔 writing_room.mjdoc 파일 구성) 필자와 같은 Life-Log용으로 글쓰는 사람들에게 충분한 기능들이 담겨져 있다. 여러가지 DB구성은 각종 자료백업등을 앱 내부에서 구성할 수 있도록 해 주고, 태그 기능들을 포함하여 이를 시각화 하는 방법도 제법 다양하게 제시해준다. 중요한것은 이 모든 기능들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사용하기에도 충분히 편한 글쓰기 라는 것.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왜 꺼내나 싶을수도 있는데, 사실 워드프레스 기반으로 블로그를 옮긴 다음부터 글쓰기용 구성을 어떻게 할 지 (아주 가끔) 고민을 했었다. 워낙에 워드프레스에서 제공하는 글쓰기 도구도 준수하고, 맥이나 아이폰에서도 쓸 수 있는 앱도 제공되었지만 다크테마로 바꾼 다음에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도 있는 겸 예전에 쓰던 글쓰기 도구들을 다시 생각해 볼려는 목표로 시작한 글타래이다. 어디 많이들 하는 앱 리뷰도 아니고 그냥 오랫동안 써오던 환경에 대해 스스로 점검하고 싶어하는 마음이랄까… 어차피 여기서 이야기하는 글쓰기는 업무와는 관련없는 이야기들이니까 (연구용으로 쓰는 글쓰기는 몇년 전부터 Emacs로 통일되어 있다. DB는 기본 폴더 구조에 Devonthink의 인덱스 기능을 이용하여 적당하게 선형-비선형적 자료구조를 구현시켜두었다. 한 번쯤 이쪽에 대한 글타래를 열어 볼 예정).
앞서 글들에서 언급했지만 개인용 다이어리 (단문 위주)의 글들은 주로 Day One에 쌓아두고 있고 Classic버전부터 현재의 2버전까지 이쪽에 쌓여진 글은 3000개가 넘어가고 있다. Mac Journal에서 만든 글들은 큰 의미없는 글들을 포함해서 약 400~500개의 글타래가 있다 (상기 스크린샷은 그중의 DB파일 하나). 물론 예전에 구글 블로거를 사용하던 시점에서도 Mac Journal에서 퍼블리쉬 기능을 통해 업로드를 하곤 했었기 때문에 지금 워드프레스로 옮겨온 글들도 대다수는 Mac Journal에 쌓여있다. 물론 업데이트 이후 직접 수정한것들은 반영되지 않았는데, 이는 필자가 Mac Journal에서 블로그에서 글 가져오기를 주로 사용하지 않기에 발생하던 문제. 기본적으로 각 “Journal”로 구성되는 일종의 DB폴더마다 각기 다른 블로그를 제공할 수 있는데 “Blog Setting”에서 블로그 등록을 해 주고 나면 Share메뉴에서 블로그로 바로 발행할수 있는 옵션이 제공된다. 이 때 카테고리는 동기화 되고 (다만 워드프레스 앱과는 다르게 에디팅중에 추가적인 카테고리 등록이 되지는 않고, 기존에 블로그에서 사용하는 카테고리중에서 선택이 가능하다), 태그는 앱에서 등록해둔 태그 기준으로 동기화 되는 듯 하다.
그래서 아주 많은 글을 써 온것은 아니지만, 약 5년정도 Mac Journal을 사용하면서 꾸준히 글을 적어온 사람의 입장에서 이 앱의 단점을 나열하자면 (한도끝도 없지만) (1) 동기화 기능은 엉망이기때문에 휴대폰이나 맥북에서 같은 맥저널 파일을 사용하다가는 심심하면 충돌하는 문제덕택에 강제로 다른 파일을 사용하게 한다거나, (2) Scrivener나 Bear등 다른 유명한 글쓰기 앱들처럼 특징적인 면이 있는것이 아니고, (3) Day One처럼 아이폰용 앱이 잘 구성되어 있지도 않으면서, (4) 중요한 기능중 하나인 데이터베이스 관리가 Devonthink처럼 완성도가 높지도 않다. 이러한 요소들을 고려하다보면 나는 잘 쓰고 있는거 같은데 누군가에게 추천해주기는 조금 그런 부분이 아닐까 싶다.
결과적으로 기본 글쓰기 기능에, 크게 빠지지않는 기본기능들. 그리고 예술의 경지에까지 이르게 한 현대적인 앱들처럼 몇몇 기능을 극단적으로 강화시키지도 않는 무난한 즐거움. 그게 Mac Journal을 사용하면서 느낀 점이 아닐까 싶다. 오랫동안 메이저 업데이트가 없다 보니까 늘 쓰던 방식 그대로 쓰게 되고 최소한 마이너 업데이트를 통해서 새로운 OS를 늘 지원해주었기 때문에 필자의 환경에서 오랫동안 살아올 수 있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한다. 중요한건 어차피 이거나 저거나 연구용 문서작성으로는 사용하지 않기에 기능이 중요하지 않고 분위기가 중요한 혼자만의 글쓰기나 블로그 글쓰기에 사용하지 않는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결론은 간만에 설정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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